본문 바로가기

- 일상 이야기♙

19.눈사람

어렸을 적 시골에 살았었다

할 게 없었던 우리는 엄청 크나큰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고 만들기 시작했다

일단 재작 할 땐 몸통이 커야 하는 법..

동생과 나는 무작정 굴리기 시작했고 초등학생 둘이서 굴릴 수도 없이 크게 만들었다

그다음 머리를 만들려고 하니까 기력이 탈진.. 내일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하다가 결국 몸통만 남았다..

그리고 그 몸통은 눈이 착실하게 쌓여 남자 성인 에 버금가게 커져버렸고

집 앞에 서낭당 나무에 있는 길을 막기에 이르렀다... 결국 아버지가 집으로 차를 못 끌고 들어오시니

부셔버리셨는데... 어찌나 슬픈지..ㅠㅠ

작년엔 눈이 너무 안 왔지만 요즘엔 눈이 많이 와서 너무 좋다

내일 출근만 아니라면 더 좋았을 텐데... 에휴..

눈사람 만들면서 동심을 상기시키기엔 나이가 이제 어느 정도 들어서 남들 몰래

귀여운 눈사람 하나 둘 만들어두고 후다닥 자리를 뜨고 싶은 날이다

나중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그 눈사람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얼마나

훈훈하고 기분이 좋을까

그래서 요즘 오리 눈사람 집게 가 가지고 싶어서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다.. 눈 오리 귀여운데..

'- 일상 이야기♙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21.실패!  (0) 2021.01.09
20.겨울엔 역시..  (0) 2021.01.07
18. 2021년 새해  (0) 2021.01.03
16. 달 토지 증명서..  (0) 2020.09.04
15.지구...?  (0) 2020.08.06